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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신앙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901529
한자 家庭信仰
이칭/별칭 가택 신앙,가신 신앙,집안 신앙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서울특별시 도봉구
집필자 권선경

[정의]

서울특별시 도봉구 지역에서 집안을 지켜 주는 신들에게 제의를 올리며 평안을 비는 신앙.

[개설]

가정 신앙은 집안 곳곳에 신이 존재하면서 집안을 보살펴 준다고 믿고, 그 신에게 정기적 또는 필요에 따라 행하는 의례이다. 이를 가신 신앙, 가택 신앙, 집안 신앙 등이라고도 한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집안의 처소마다 각각의 공간을 관장하는 신들이 있어 집과 가정을 보호하고 복을 준다고 믿었다. 가정 신앙은 가정 단위의 신앙이며, 담당자는 대부분 주부들이다.

[종류]

가택 수호신이자 최고의 가신인 성주신, 집터를 지켜 주는 터주, 집 밖에서 들어오는 액운(厄運)을 막아 주는 수문신, 재운(財運)을 가져다주는 업신, 불신[火神] 혹은 재물신으로 인식되는 조왕신, 아이의 점지와 수명 등을 관장하는 삼신, 가축의 생명과 안녕을 관장하는 우마신, 화장실을 관장하는 측간신 등이 있다. 여러 가신 중 도봉구 방학동 원당 마을도봉동 안골에서 가장 최근까지 모셨던 신이 터주와 업신이다. 최근이라고 하지만 안골 마을 주민 조창선과 이귀순, 원당 마을 경로당 총무 이미자 및 경로당에 모인 할머니들의 증언에 의하면 1980, 1990년대 이전에 터주의 신체와 그와 관련된 의례인 상달 고사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의례]

가정 신앙 의례로 대표적인 것이 음력 10월에 지내던 상달 고사이다. 안골 마을원당 마을에서는 적어도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보편적으로 상달 고사를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이전에 이미 터주와 업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신들의 신체는 사라졌지만 상달 고사에서 조왕신, 수문신, 측간신 등의 가신들이 고사상을 받아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안골에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경우 상달 고사 외에 음력 정월에도 가신들을 위하는 고사도 지냈다고 한다. 상달과 정월에 행하던 정기적인 안택 고사 외에 산모의 건강과 태어난 아이의 건강을 위해 지내던 삼신 의례는 적어도 1990년대까지 존재했다. 손주가 태어날 때마다 삼신 의례를 행해 준 원당 마을 이미자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황]

현재 서울 지역에서 가정 신앙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가옥구조의 변화, 과학과 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한 믿음의 약화, 기독교의 유입에 따라 가신을 미신이자 우상으로 치부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자와 이귀순을 비롯하여 원당 마을 경로당에 모인 할머니들의 증언에 의하면, 가옥 구조가 구옥(舊屋)에서 아파트로 변하면서 터주를 모시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터주를 모실 자신만의 집터가 사라지자 터주를 모실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신체가 사라지면서 그와 관련된 의례 역시 함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안골 마을 조창선 가정의 경우에는 터줏가리, 즉 터주의 신체를 만들 수 있는 전 세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정 신앙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여기서 가정 신앙 전승의 중요한 변수가 가옥 구조와 전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계승 체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집을 개조하거나 새로 지으면서 다시 가신을 봉안할 수도 있지만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가신 신앙을 미신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안골원당 마을 경로당에 모인 할머니들은 과거 잘 알지 못해서 가신들을 모셨다고 이야기하는 데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도봉구를 비롯한 서울 지역의 가정 신앙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가신의 신체뿐만 아니라 건궁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삼신의 경우는 다른 가신들과 마찬가지로 신체는 존재하지 않지만 비정기적인 의례가 행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상달 고사 가 사라진 1990년대 이후까지도 삼신 의례를 통해 의례가 지속되었고, 도봉구는 아니지만 현재 젊은 아이 엄마들 사이에게 삼신 의례를 행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상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아이의 수명과 건강을 관장하는 삼신의 직능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의학 기술이 발달하였지만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의학 기술로는 설명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가정 신앙을 비롯하여 모든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믿음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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