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산리 내촌마을을 찾아가려면 먼저 김제시에서 부안 방면으로 국도 23호선을 따라 약 6㎞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죽산면을 찾아가야 한다. 또 다른 길도 있다. 김제시 남서쪽 외곽의 후신 교차로에서 국도 29호선으로 들어서서 벽골제를 향해 2㎞ 정도 가면 월촌우체국 사거리에 ‘죽산’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다시 4㎞ 정도를 가다 보면 홍산리 삼거리가 나온다....
여름 한낮, 너머뜸 어귀 강순례 할머니 댁 그늘진 담장 밑은 오가는 이들의 휴식처이자 울 밖의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겨울에도 강순례 할머니의 울안에 있는 작은 사랑채에는 군불을 때는 아궁이가 있어 추운 날 불을 지펴 놓고 몇 분이 모여 도란도란 정담을 나눈다고 한다. 처음 우리가 강순례 할머니 집을 방문할 당시, 할머니 두 분이 얇은 비닐을 깔고 담장 밑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내촌마을에는 유독 큰 집에서 덩그러니 홀로 사는 할머니들이 많다. 강순례[1927년생] 할머니도 마찬가지이다. 부안 백산이 친정인 할머니는 열일곱 살 때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는 할아버지와 혼례를 올리고, 하루도 되지 않아 바로 시댁으로 왔고, 현재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다. 처음 내촌으로 시집 왔을 때, 집은 방 한 칸, 부엌 한 칸이 전부였다. 열아홉 살에 첫딸을 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