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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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Song of Loom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
집필자 | 박종순 |
[정의]
경상남도 함안 지역에서 부녀자들이 베를 짜면서 부르던 노동요.
[개설]
「베틀 노래」는 여성들이 주로 베틀에 앉아 베를 짜면서 부르는 부요(婦謠)이자 길쌈 노동요이다. 함안 지역에 전승되는 「베틀 노래」에서 베를 짜는 인물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 인간 세계로 귀양 온 선녀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1년 이규석이 엮고, 함안 문화원에서 발행한 『함안의 구전 민요』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2001년 10월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도동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박성재[남, 63세]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구성 및 형식]
길쌈은 고되고 단조로운 노동이며,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일이므로, 거기에 따르는 노래도 사설이 긴 서사 민요적 성격이 강하다. 「베틀 노래」의 가창 방식은 독창 또는 제창이고, 율격은 4·4조의 4음보 구조를 지닌 연속체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월궁에 놀던 선녀/ 인간땅에 귀양와서/ 하실일을 찾아보니/ 베틀한쌍 놓아보세/ 베틀놓세 베틀놓세/ 옥락강변에 베틀놓세/ 앞집이라 김대목아/ 뒷집이라 이대목아/ 우리집에 잠깐들려/ 술도먹고 밥도먹어/ 담배한대 피운후에/ 베틀한쌍 짜내주소/ 앞다리는 높이하고/ 뒷다리는 낮게하여/ 베틀한쌍 다 짜냈네/ 보디허리야 두른양은/ 서울이라 삼각산에/ 허리안개 두른듯하고/ 물잔진다 지절개는/ 강태공의 낙이던가/ 북나드는 형용으로/ 백학이란놈이 알을안고/ 들람날람 하는듯하고/ 잉아대는 삼형제요/ 놀림대는 홀아비라/ 형님없어도 제잘논다/ 얼그덕철그덕 철기시는/ 무슨죄를 지었글래/ 목을 매여 땡기는고/ 궁절딩굴 도토마리/ 소리내어 잘도넘네/ 와씨락싹싹 뱁당이는/ 소리맞춰 떨어지고/ 용두마리 우는소리/ 구시월시 단풍에/ 외기러기 쌍기러기/ 짝을잃고 우는듯하네/ 어그럭저그럭 버그미는/ 채수맞춰 자리잡고/ 베틀놓은지 칠일만에/ 명주한필 다짜냈네/ 이명주를 짜고보면/ 재물에 새겨다가/ 우리가지고 무답도하고/ 명주는 풀을 빳빳하게/ 해가지고 오뜨락또드락/ 다다미질을 하면/ 오만분채가 다놓는다/ 이 문채를 살릴려고/ 조그마한 시누이가/ 들며날며 다밟는다/ 저기가는 저선비님/ 우리선비 어디가고/ 명주짠줄 모르는고/ 등잔불을 벗을삼고/ 도복옷을 지어놓고/ 초조감을 느낀세월/ 갈때로 가는구나/ 언제다시 상면할꼬/ 눈물로써 하직하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베틀을 이용하여 직조하는 일은 여성들의 고유한 일이었다. 농사일을 다 끝낸 다음 저녁부터 새벽까지 아낙네들이 모여서 베틀에 앉아 고단한 일의 힘겨움을 덜기 위해 노래를 불렀으며, 노래를 부르면서 박자를 맞춰서 베 짜는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길쌈은 부녀자들의 몫이기 때문에 「베틀 노래」 또한 여성들에 의하여 구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함안에서는 남성으로부터 채록한 노래도 전해지고 있다.
[현황]
「베틀 노래」는 옷감을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노래하는 삶의 애환이 잘 드러나는 민요이다. 그러나 옷감 제작 방법의 현대화로 현재는 그 원형의 모습을 만나기가 어렵다.
[의의와 평가]
「베틀 노래」는 베틀에 혼자 앉아 장시간 베 짜는 일을 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노래 사설이 길다. 고된 일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월궁의 선녀로 묘사하고, 베 짜는 곳을 옥락 강변으로 그려 미화해 봄으로써 노동의 고통을 잊고자 했다. 또한 베틀의 모양을 아름다운 자연으로 비유하고, 베를 짜는 과정도 서정적으로 그리고 있어 문학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베를 짠 뒤에는 선비님을 기다리는 여인의 비극적인 일생을 보여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