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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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番行動- |
이칭/별칭 | 나무 아홉 짐하고 밥 아홉 번 먹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명암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전재원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명암리에서 정월 열 나흗날에 9라는 숫자를 매개로 하여 모든 행위를 아홉 번씩 하던 풍속.
[개설]
아홉 번 행동하기는 음력 1월 14일에 ‘오곡밥 아홉 그릇 먹기’, ‘나무 아홉 짐 해오기’ 등 9라는 숫자에 관련된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이를 ‘나무 아홉 짐하고 밥 아홉 번 먹기’라고도 한다. 속담에 ‘정월 열 나흗날에는 나무 아홉 짐 하고 밥 아홉 그릇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날 남자들은 하루 종일 부지런히 나무를 하고 사이사이에 자주 밥을 나누어서 먹는다. 그러나 실제로 나무를 아홉 짐을 해오기는 힘든 일이므로 작은 지게에 가벼운 나무들을 아홉 번 해오는 것으로 행해졌다.
나무를 아홉 짐 해오고 밥을 아홉 번 먹자는 것은 이날 양껏 먹고 다음날부터는 더 열심히 일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서 농사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므로 부지런히 풍년 농사를 위해 힘쓰자는 의미이다. 또한 아홉 번 행동을 하면 한 해 동안 풍족한 살림을 영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연원 및 변천]
진천 지역에는 대보름 전날의 세시풍속으로 ‘아홉 차례’라는 것이 있었다. 이날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을 아홉 차례 읽어야 하고, 새끼를 꼬면 아홉 발을 꽈야 하고, 나무를 하면 아홉 단[짐]을 해야 한다. 빨래를 하면 아홉 가지, 물을 길으면 아홉 동이, 매를 맞으면 아홉 대를 맞아야 한다. 오곡밥도 아홉 번 먹었다. ‘9’라는 숫자는 길수(吉數)인 ‘3’이 세 번 더해진 큰 길수이다. 그러나 ‘아홉수’는 너무 지나치게 운수가 좋다보니 액운이 따를 수 있으므로 아홉수의 나이에는 혼인을 하지 말라는 등의 속신도 있다.
[절차]
오곡밥 지어 먹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음력 1월 14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 쓸기, 책읽기, 밥 먹기, 나무하기, 새끼 꼬기, 빨래하기, 물 깃기 등 여러 가지 행동을 아홉 번씩 하였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아홉 번 행동하기의 생활민속에 관련된 상황은 다음과 같다. 정월 열 나흗날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잣집을 다니면서 밥을 먹었는데 한 집에서만 많이 먹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여 여러 집을 찾아다니면서 그 집의 복을 빌어주면서 아홉 그릇의 밥을 먹었다고 한다. 나무 짐을 아홉 번씩 해다 집으로 나르던 풍습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풍습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전해지고 행해지지는 않는다.
이 날 먹는 밥은 쌀·보리·조·콩·팥 등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을 섞어 지은 오곡밥이다. 반찬도 아홉 가지의 나물을 차리는데 지난해에 장만한 무고지·호박고지·외고지·가지나물·버섯·고사리 등 묵은 나물을 해먹는다. 세 집 이상의 오곡밥을 먹으면 복이 많다고 하여 젊은이들은 이웃집을 찾아다니며 오곡밥을 얻어먹고 돈독한 우의를 과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