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7014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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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言語 |
영어공식명칭 | Miryang Dialect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남도 밀양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근열 |
[정의]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사용하는 언어 체계.
[개설]
경상남도 밀양시는 지리적으로 북쪽으로는 경상북도 청도군에 접하여 있고, 남쪽으로는 경상남도 김해시, 동쪽으로는 경상남도 양산시, 동북쪽으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쪽으로는 경상남도 창녕군, 서남쪽으로는 경상남도 창원시와 접하여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경상북도 지역의 방언과 동부방언권에 속하는 김해시, 양산시, 울주군 방언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중부 경상남도의 창녕군과 창원시 등지의 방언의 영향도 받고 있다. 특히 부산광역시와 대구광역시의 중간 지역에 있고 낙동강(洛東江) 하구의 삼랑진(三浪津)을 중심으로 하여 교통의 요충지로 일찍부터 여러 지역과 교류하여 여러 방언의 유입이 쉬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밀양 방언을 알 수 있는 자료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밀양의 언어를 반영하였다고 보이는 『수겡옥낭좌전』, 『동몽수독천자문(童蒙須讀千字文)』 등의 제한된 문헌에만 나타난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 8집 7책과 8집 8책인 ‘경상남도 밀양군’ 편에도 방언 녹취 자료가 정리되어 있다.
[성격]
경상남도 밀양시의 방언은 일찍이 대구 방언권에 속한다는 학설이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동남방언권에 속한다. 그러나 동남방언권 중에서 밀양 방언은 창녕 방언과 동일한 권역에 속한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울산[울주], 양산, 김해 등지와 동일한 방언권 여부에 대하여서는 이견이 있다. ‘ㅅ’과 ‘ㅆ’의 비변별(非辨別)과 같은 중요한 특징으로만 본다면 울산, 양산, 김해와 같은 방언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특징]
밀양 방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음운
자음의 경우 ‘ㅅ’과 ‘ㅆ’의 변별을 유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살/쌀’, ‘사다/싸다’, ‘삯/싹’, ‘섞다/썪다’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ㅅ’과 ‘ㅆ’을 변별하지 못한 것은 나이 든 세대의 경우이고, 젊은 세대는 교육의 영향으로 잘 구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모음의 경우 ‘으’와 ‘어’를 구별하지 못하여서 ‘긋고/걷고’, ‘늘고/널고’ 등과 같은 단어는 높낮이로만 구별한다. ‘에’와 ‘애’ 역시 ‘에’로 합류되어 구별하지 않는다. ‘외’는 이중모음으로 나타나거나 ‘에’로 나타나기 때문에 ‘물외’를 ‘무레’와 같이 발음한다. 이중모음이 자음 뒤에서 단모음으로 축약되어 나타나는 것은 다른 경상남도 방언과 마찬가지이다. 음운 현상에서는 어중의 ‘ㅂ’을 유지하여 ‘누비[누에]’, ‘애비다[야위다]’, ‘호부래비[홀아비]’ 등과 같이 나타나며, 활용에서 ‘짭다’, ‘짜분’, ‘짜바서’ 등과 같이 ‘ㅂ’이 약화되지 않는다. 겹받침의 경우, ‘ㄺ’이 ‘ㄹ’로 실현되어 ‘닭’이 ‘달’로 나타난다. 또 ‘ㅀ’은 ‘ㄺ’으로 ‘ㄱ’이 첨가되는 현상이 있어서 ‘끓었다’가 ‘끌것다’로, ‘앓았다’가 ‘알갓다’로 나타난다. ‘ㄱ’ 첨가 현상은 ‘내년에’를 ‘내년게’로, ‘가을에’를 ‘가을게’로 하는 것처럼 빈번하게 나타나며, 어중에서도 ‘올해’가 ‘올개’ 등으로 나타난다. 역사적으로 아래아 모음은 ‘오’로 나타나지 않고 ‘아’로 나타나서 ‘파리, 팔’ 등으로 발음한다.
2. 어법
밀양 방언의 특징은 종결어미에서 잘 드러난다. 밀양 방언은 의문형 어미에서 극존칭에 ‘-니꺼’를 사용하고, 존칭에서는 ‘-는교’를 사용한다. 그래서 ‘어디 가니꺼?’, ‘어디 가능교?’와 같이 나타난다. 이에 비하여 김해, 울주 지역에서는 극존칭에서 ‘-니까’를 사용하고, 존칭에서 ‘-니꺼’를 사용한다는 점이 차이가 난다. 서술형 어미에서는 극존칭으로 ‘-ㅂ니더’를 사용하고 존칭에서는 ‘-ㅁ더’를 사용하여 ‘자아 갑니더’, ‘자아 감더’와 같이 나타난다. 이에 비하여 창녕 지역에서는 극존칭 ‘-ㅂ니더’, 존칭 ‘-구매’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밀양 방언과 차이가 난다. 주격조사가 자음으로 끝나는 명사 뒤에 ‘-이가’로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가심이가’, ‘새미가’ 등과 같이 사용한다. 목적격조사인 ‘을’보다 ‘로’가 자주 쓰여 ‘물로 묵고, 바다로 보고’ 등과 같이 나타난다. 또 ‘부터’는 ‘버텀’, ‘까지’는 ‘꺼정’, ‘보다’는 ‘보담’, ‘이야’는 ‘이사’, ‘조차’는 ‘조창’, ‘커녕’은 ‘켕이는’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관형형 어미 ’는’은 현재, ‘ㄴ’은 과거형으로 구분되어 쓰이지만 밀양 지역에서는 구분하지 않고 ’는’으로만 나타난다. 그래서 ‘먹은 사람’이 ‘묵았는 사람’으로 쓰인다. 추정을 나타내는 ‘겠’도 일부 지역에서는 ‘겄’으로 나타나지만 밀양에서는 ‘갰’으로 나타나서 ‘조캤다’와 같이 나타난다. 피동법과 사동법에서도 ‘이, 기, 우, 구’와 같은 접사가 중복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있는데, ‘녹히다’가 ‘녹히우다’로 나타나서 ‘노쿠다’로 실현된다. 부정법에서는 일반적으로 형용사일 경우는 ‘예쁘지 않다’와 같이 긴 부정문이 사용되지만 밀양 지역에서는 동사나 형용사 모두 ‘안’을 앞에 넣고 짧은 부정문을 사용하여 ‘안 이쁘다’와 같이 나타난다. 보조용언 ‘버리다’의 경우에도 일부 경상남도 지역에서는 ‘삐라’로 실현되는데 비하여 밀양 지역에서는 김해, 양산과 같이 ‘뿌라’로 실현된다.
3. 어휘
일부 경상남도 지역에서는 ‘안날’이 다음 날을 의미하지만 밀양 지역에서는 ‘전날’을 뜻하는 등 의미의 차이가 있다. 밀양 방언에서 시간에 대한 어휘 체계는 오늘을 중심으로 과거의 것은 ‘어제’, ‘아래, ‘그제’와 같이 나타나며 미래의 것은 ‘내일’, 모레’, ‘저모레’ 등으로 나타난다. 또 다른 지역보다 고어형을 유지하는 것이 많아서 ‘동개다[포개다]’, ‘후비다’, ‘도딕키다[훔치다]’, ‘까리비다[꼬집다]’, ‘그릉지[그림자]’, ‘수꿍[숯]’, ‘다황[성냥]’, ‘짠지[김치]’, ‘멍장구[멍]’, ‘짱바기[정수리]’, ‘끄시럼[그을음]’, ‘지렁[간장]’, ‘두더락지[두드러기]’, ‘깝치다[재촉하다]’, ‘널쭈다[떨어뜨리다]’ 등과 같은 단어가 빈번하게 쓰인다. 그리고 조어법상으로 중세국어와 같이 어간과 어간이 직접 연결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어, ‘드가다[들어가다]’, ‘띳부리다[떼어 버리다]’, ‘인나다[일어나다]’, ‘주옇다[주어 넣다]’ 등과 같이 나타난다. 접미사 중에서 ‘앙이’, ‘엉이’, ‘앵이’, ‘랭이’, ‘악지’, ‘애기’ 등이 매우 생산적으로 사용되어 ‘토깽이’, ‘호맹이’, ‘호랭이’, ‘파랭이’, ‘나생이’, ‘방맹이’, ‘개구락지’, ‘고내기’ 등과 같이 나타난다. 밀양 방언의 어휘적인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부사이다. ‘깐대로[마음대로]’, ‘나그재기[나긋이]’, ‘동띠기[굉장히]’, ‘꼽다시[영락없이]’, ‘낸내끼[낱낱이]’, ‘너부시[너붓이]’, ‘내끼내끼[낱낱이]’, ‘백지로[일부러]’, ‘모쭉하이[묵직히]’, ‘무짜로[무턱대고]’, ‘밍그레[미끈하게]’, ‘백제[일부러]’, ‘불각시[갑자기]’, ‘볼씨기[흠뿍]’, ‘빈폐없이[빈틈없이]’, ‘새띡히[산뜻이]’, ‘솔굿이[솔깃하게]’, ‘수구덩하이[수굿이]’, ‘심미덥게[만만히]’, ‘우륵으로[우격다짐으로]’, ‘이무[이미]’, ‘재불[다시]’. ‘제구리[겨우]’, ‘지주꿈[제각각]’, ‘찌줏이[기웃기웃]’, ‘찐맛대로[마음대로]’, ‘타황히[황황히]’, ‘요양대로[이대로]’, ‘터분하이[흐리터분하게]’, ‘푹푸지[푹석]’, ‘하드끼[하듯이]’, ‘해꼽끼[가볍게]’, ‘헌껏[실껏]’ 등이 밀양 방언에서 특징적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