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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곡마을-삼베 체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4T02004
한자 金谷面 竹谷마을-삼베 體驗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경상남도 진주시 금곡면 죽곡리
시대 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죽곡리의 삼베 체험]

삼베가 한반도에 들어온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미 삼국시대의 칠(漆) 공예품이나 신발 등에 사용되었고, 『삼국사기』에는 한가위에 베짜기 경쟁을 했다는 기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한국에서 면(綿)이 일반화되기 전에는 삼베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직에 대한 기술은 이미 신라 때부터 크게 발달하여 후대로 오면서 30승포(升布), 40승포 같은 극세포(極細布)가 직조되었고, 산지에 따라 북포(北布, 함북산)·영포(嶺布, 경북산)·강포(江布, 강원산)라는 명칭으로 대표되었다.

죽곡리에서 삼베 짜는 일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에는 이 마을의 삼베는 중요한 공납품 중의 하나였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명베[白木]와 삼베를 같이 제작했으나 현재에는 삼베일만 하고 있다.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이 마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삼베일을 해서 생계를 꾸려나갔으나 지금은 다른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수의 사람들만이 삼베일을 하고 있다. 현재 삼베 생산의 전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음력 7, 8, 9월에 이 마을을 직접 방문하여 체험할 필요가 있다.

(1) 삼베 생산

삼베일은 여성들이 주로 하였으며 일손이 많이 가는 만큼 이익도 많다고 한다. 봄에 삼을 심고, 하지가 지나면 삼을 거두어 삼베를 짜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보통 여름철에 삼베 일을 하였으나 지금은 특별한 계절적 구분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현재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고, 그 또한 나이가 많은 노인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업이 아닌 대부분 소일거리로 삼베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삼 심는 날은 봄에 날씨를 봐서 정한다. 예전에는 논밭 가리지 않고 심었으나 지금은 재배하는 사람이 적고 다른 농사를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밭에다만 삼을 재배한다. 삼을 심기 위해서는 진주시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삼의 잎이 대마(大麻)라는 마약류이기 때문이다. 허가를 위해서는 건강진단서 및 삼 재배 허가서 두 종류를 제출하며 수시로 경찰과 시청의 감독을 받는다.

삼줄기에서 실을 뽑아내기 시작해서 옷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삼베를 완성하는 데까지는 약 3개월 정도 소요된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삼 째기 : 베어 온 삼의 줄기에서 실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베어 온 삼은 우선 햇볕에 말린 다음에 찐 후 실을 뽑기 시작하는데, 예전에는 이빨을 사용하여 실을 뽑아내었으나, 현재는 삼베일을 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노인이기 때문에 톱을 사용하여 실을 뽑고 있다.

② 삼 삶기 : 삼실을 무르게 만드는 작업으로, 보통 3시간 정도 삶는다. 삼을 삶는 이유는 거친 삼 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인데, 삼 줄기를 직접 물에 담가 삶는 것이 아니라 물을 데워 생긴 김으로 삶는다. 예전에는 삼을 삶기 전 간단한 고사를 지냈으나 현재는 그러한 신앙적 행위를 전혀 하지 않는다.

③ 삼 잣기 : 물러진 삼실 가닥들을 뭉쳐 실의 강도를 높이는 작업이다. 여러 가닥의 실을 새끼와 같이 꼬는데, 하짓대에 올려진 삼실을 물레를 사용하여 꼬는 작업이다.

④ 돌곶 올리기 : 삼잣기 작업이 끝난 삼실을 돌곶에 올려 국수가락처럼 정리한다. 이것은 삼잣기에서 강도가 높게 꼬아진 실들을 사용하기 편하게 정리하는 작업이다.

⑤ 탈색하기 : 돌곶에서 삼실을 사용하기 좋게 정리한 다음, 마을의 냇가를 막아 물을 고이게 한 후 약품을 타서 잿물을 만든다. 여기에 돌곶에서 정리된 삼실을 담가 놓는다. 현재 잿물은 시장에서 사온 약품을 섞어 만들고 있으나 예전에는 양잿물·콩·깨 등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⑥ 삼 말리기 : 잿물에서 걷어 올려 행군 삼실은 볕이 잘 드는 곳에다 15일에서 20일 정도 말리는데,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삼 바랜다.’라고 한다. 잿물에 넣었다 바래는 작업을 서너 번 정도 반복하면 옷감의 재료로 쓰이는 삼실의 색깔이 된다. 탈색의 작업이 끝나면 더 좋은 색을 내기 위해 따뜻한 방에서 이불 속에 4, 5일 정도 보관한다.

⑦ 실감기 : 탈색작업이 완료된 삼실은 볼펜 정도 되는 길이의 막대기에 손으로 직접 감는다. 이는 실타래의 형태가 되며 베틀에서 사용되는 삼실의 완성품이다.

⑧ 삼베짜기 : 실감기를 통해서 만들어진 실타래는 베틀에 끼워져 옷감으로 완성된다.

(2) 삼베 제작 도구

① 정지다리 : 삼 줄기에서 삼을 째고 나서 나온 실을 가지런하게 정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② 톱 : 이빨을 사용하여 삼을 째는 것이 힘들어 만든 도구이다. 삼을 쨀 때 사용한다.

③ 삼곶 : 삼을 삶는 도구로 예전에는 가마솥에 나무를 올려서 삶을 삶았으나 현재는 욕조 모양의 시멘트로 만든 틀 위에 나무를 올려서 삼을 삶는다. 삼곶의 이용은 자유로우며, 개인이 삼을 삶는 경우는 혼자서 하지만 여러 집이 삼을 삶는 경우 함께 공동작업을 한다. 삼곶의 사용방법은 삼곶에 물을 넣은 후 삼곶 밑의 아궁이에 불을 지펴 나온 김으로 나무에 올려 진 삼을 익혀 무르게 만든다. 예전에는 삼을 삼을 때는 멍석을 덮어 김의 방출을 막았으나 현재에는 비닐을 덮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삼 위에 비닐을 덮어 삶으면 그 효과가 훨씬 좋다고 한다.

④ 물레 : 삼 삶기를 끝낸 후 물러진 삼실 가닥들을 뭉쳐 실의 강도를 높이기 위하여 사용하는 도구이다.

⑤ 하짓대 : 물레를 사용할 때 삼실이 엉키지 않게 하기 위하여 세워 놓은 T자 모양의 장대이다.

⑥ 돌곶 : 삼잣기에서 강도가 높게 꼬아진 실들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정리하는 도구이다.

⑦ 베틀 : 삼베를 짤 실의 생산이 완료되면 실을 끼워 옷감을 짜는 도구이다.

(3) 삼베 유통

삼베는 근으로 가격을 매기며 보통 1근에 8,000원에서 10,000원 사이이다. 보통 수의(壽衣) 한 벌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다섯 근의 삼베가 필요하다.

삼베를 파는 유통 경로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시장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타지의 도매상들이 삼베를 구입하러 마을을 찾는다. 그 이유는 이 마을의 삼베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삼베를 타지의 도매상에게 팔 때는 마을 공동 거래를 하지 않고 개인별로 거래를 하고 있다. 모든 일에 부정을 타거나 액이 끼지 않는다는 윤달에는 예부터 이사를 하거나 결혼식을 많이 했는데 특히 이때 어른들의 수의를 마련하기도 했다. 보통 윤달을 앞두고 삼베 수요가 늘어나는데, 죽곡리에서 생산되는 삼베도 주로 수의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그 가격이 다른 지역의 삼베보다 비싸다. 그 이유는 이 지역의 삼베가 몸에 달라붙지 않아 시체를 이장할 때 매우 좋기 때문이다.

(4) 삼베 관련 민요

삼 삶는 노래

각시야 자자 각시야 자자

각시야 내 품에서 잠을 자자

염치없는 이 신랑아 건삼가래나 삼고나 자세

밤중 새별이 산 넘어 가는데 어느 시간에 꿈에 갈꼬

베 짜는 노래

들고 땅땅 놓고 땅땅

베틀다리 니 다리는 동서남북으로 갈라놓고

들고 땅땅 놓고 땅땅

이에 땅에다 새명 지은

놓고 땅땅 들고 땅땅

북두칠성 감은 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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