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1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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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鎭海-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박유창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지역에서 모내기를 하며 읊던 노동요.
[개설]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 주포동, 용원 등지에서 ‘등지’란 말로, 두동, 대장동, 소사, 경화동에서도 모내기의 노동요를 일컬어 ‘정지’, ‘정자’ 등의 말로 혼용하고 있는데 지역의 토박이말임을 알 수 있다.
[채록/수집 상황]
『진해 시사』[진해 시사 편찬 위원회, 2006]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및 형식]
시작은 ‘모찌기 정지’를 시작으로 ‘모심는 정지’, ‘점심 정지’, ‘해거름 정지’로 짜여져 있으며 전통적인 4·4조 형태의 4음보 운율을 지니고 있다. 모심는 정지는 한쪽이 소리를 주면 다른 한쪽이 받아넘기는 교환창으로 문답식 진술형 등의 짧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1 모찌기 정지
에워싸자 에워싸자 이못자리를 에워싸자
들어내자 들어내자 이모판을 들어내자
둘러싸자 둘러싸자 이못자리를 둘러싸자
묶어내자 묶어내자 이모판을 묶어내자
한강수에 모를 부어 모찌기가 난감하네
하늘에다 목화심어 목화따기도 난감하네
2 모심는 정지
저게가는 저구름은 어데신선 타고간고
웅천하고 천자봉에 노던신선 타고가네
모야모야 노랑모야 언제커서 열매열래
이달크고 저달커서 칠팔월에 열매열지
물고는청청 헐어놓고 주인에양반은 어데갔노
문어야전복을 에리들고 첩으야방에 놀러갔네
높이뜨는 저구름아 눈실었나 비실었나
눈도비도 아니실고 소리명창 실고가네
서마지기 큰논배미 반달같이 남았고나
지가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지
해다지고 저문날에 우연수자 울고가노
에린동생 옆에끼고 잘데없어 울고가요
산도산도 봄산인가 온갖풀이 산을덮네
우리님도 밤중인가 한산소매 나를덥네
바람불어 누원냄기 눈비맞아 일어날까
임기리서 누운병이 약쓴다고 일어날까
빈대닷되 끓는범에 등신같은 저임바라
한때두때 굶으나마 임과같이 살아보자
남창남창 벼룩끝에 무정할사 울오빠야
나도죽어 군자되어 치자한상 섬길라요
서울이라 옹대밭에 금비둘기 알을낳아
그알하나 주웠으면 금년과거 내할거로
아래웃방 시녀들아 연줄걷는 구경가자
연걸렸네 연걸렸네 서울선비 연걸렸네
알곰삼삼 고운독에 술을하여 강하주야
팔모야깎았던 유리잔에 나누앉아 권주하네
저녁을먹고 썩나서니 월명당에서 손을치네
손치는데는 밤에가고 주모야술집에는 낮에가세
딸도딸도 잘키워서 남의집에 보냈더니
장닭죽은 넋일는가 밤에울고 낮에우네
죽을첬네 죽을첬네 우리조선 죽을첬네
우리조선 만인간은 저죽을줄모르고 죽을첬네
임이되어 연자되어 춘세끝에 집을지어
날면보고 들면봐도 임인줄은 내몰랐네
구름은펄펄 산을넘고 우리엄마 나를덮네
석양은펄펄 재를넘고 우리아베 산을넘네
설흔세칸 마루끝에 침자질하는 저처녀야
침자질랑 그만두고 고개사뿐 들어보소
포랑봇짐 반보따리 처갓집을 성해가네
각시님은 내다보고 칠보단장 고이하네
찔레꽃은 장개가고 석류꽃은 상객가고
만인간아 웃지마라 씨종자 보러간다
밀양이라 영남못에 펄펄띠는 금붕어야
금붕어 회쳐놓고 춘향불러 술부어라
3 점심 정지
더디다 더디다 점심이 더디다
미나리챗국에 맛본다고 더디다.
머리좋고 실한처녀 줄뽕남기 걸앉았네
줄뽕갈뽕 내따주마 백년언약 나와하자
칠팔월에 다쳤는가 생미국도 한심하네
우리오빠 어데가고 성묘할줄 모르던가
점심실은 도복바리 어디만치 오시는가
이등저등 건너다가 칡에걸려 못온다네
오늘낮에 점심반찬 무슨자반 올랐을까
전라도라 고숨청어 마리반이나 올랐다네
4 해거름 정지
해다지고 저문날에 우연수자 울고가네
어린동생 아부시고 잘데없어 울고가네
오늘해가 다졌는가 골고리도 연기나네
우리할멈 어디가고 연기낼줄 모르던가
해다지고 저문날에 우연상부 떠나가노
이태백이 본처죽어 이별상부 떠나는가
해다졌네 하다졌네 영산땅에 해다졌네
방긋방긋 웃는애기 못다보고 해가졌네
논두렁에 가재야 해다졌다 나온나
오시도신 놀다가 해다진줄 몰랐네
석양은펄펄 재를넘고 내갈길은 천리로다
말은가자고 굽이를 치고 님은잡고 낙노하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진해 웅동 용원 지역의 농경 생활에서 발생한 노동요로서 일의 기능성과 함께 노동의 괴로움을 가락으로 풀어낸다.
[현황]
집단적이면서 많은 육체적인 고통이 사라진 현대의 노동 형태에서 진해의 정지 노래는 구전된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
[의의와 평가]
진해를 비롯한 경상도 말로 부엌을 ‘정지’ 또는 ‘정재’라고 표현한다. 부엌은 여인네들의 삶의 공간이 된다. 「진해의 정지」 노래는 정지라는 발음이 같은데, 모내기에서 집단적인 노동의 형태인 등을 구부려 모를 심어나가는 작업에서 나온 ‘등지’ 또는 ‘정지’라는 말과 연결되어 있다. 생활 속의 소망[부귀영화나 자녀의 출세 등]과 여인의 수고가 노랫가락에서 묻어나는 진솔한 노래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여인의 한(恨)이 다른 비유물[연자:제비]로 표출되어 나타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