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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빨간 집 - 석교횟집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A020204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석교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정헌

석교마을 시내버스 종점이 있는 솔밭에서 500m 정도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군사제한구역으로 민간인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판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100m 정도 비포장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해군 진해기지사령관 명의의 굳게 닫힌 철조망을 만나게 된다.

민간인의 출입은 여기까지다. 석교마을과 일제강점기부터 인연을 맺은 사연 많은 곳임을 이 안내경고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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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마을 시내버스 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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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밭에서 본 석교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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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해군통제부 출입금지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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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구역 알림판

석교마을 626-2번지에 자리 잡고 있는 석교횟집은 일반인의 통행을 경고하는 안내판 못 미쳐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오른편으로 난 작은 길을 내려가다 보면 만나게 된다.

마을 뒤 해군통제부에 이르는 포장도로 끝집이라면 쉽게 알 수 있을 듯하다. 군데군데 횟집 가는 안내판이 있고, 2008년 8월 15일에 KBS ‘VJ특공대’에 소개된 것을 알리는 현수막이 횟집 입구에 걸려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손님맞이를 위한 전용 주차장도 갖추고 있다. 석교횟집은 멀리서 보면 횟집 간판은 물론 횟집인지 민가인지 구별이 되지 않고 붉은색으로 칠한 담장만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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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횟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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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횟집 입구의 안내판 구실을 하는 현수막

막상 횟집을 들어서면 허름한 시골집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당에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시설이 전부이고, 뜰에는 이 마을이 참다래의 고향임을 알려 주듯 참다래나무 몇 그루가 사이좋은 벗들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듯 해풍을 맞으면서 서 있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집이다. 누구든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먹고 쉬다가 가면 되는 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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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교횟집의 손님맞이

석교횟집은 이 마을 여느 횟집과 마찬가지로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남편 송문석 씨는 마을 통장 임무를 맡고 있어 횟집 운영보다는 마을 일에 더 바쁘다. 그러다 보니 자연 횟집의 운영은 부인인 김두숙 씨가 도맡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런 남편을 단 한 번도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부인 김두숙 씨 역시 천성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 마을 대소사가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서기 때문에 남편 탓만도 할 수 없다.

어찌 보면 부부가 마을 일이라면 오십보백보다 보니 누가 누굴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인 모양이다. 김두숙 씨는 석교횟집을 열기 전에는 마을 갯가에서 홍합을 까서 생계를 유지했는데, 특히 둘째 아들의 경우 아예 홍합양식장에서 길렀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석교횟집에서 바라다보면 그때의 홍합막이 내려다보이는데 추억이 새롭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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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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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막

석교횟집은 1996년에 문을 열었다. 이 집을 인수한 해 비브리오균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으나 9월부터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횟집 운영이 잘되어 오늘 같은 날이 있게 되었다고.

석교횟집은 지형상 마을에 있는 횟집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마산만을 오가는 크고 작은 배는 물론이고 최근에 개통한 마창대교가 훤히 보이고, 수채화 같은 마을 전경이 한 눈에 잡히는 것은 물론 석교마을의 저녁노을이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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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갈마봉에서 바라본 마창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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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본 마창대교

석교횟집은 마을의 여느 횟집처럼 철따라 횟감이 달라진다. 봄에는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도다리가 일품이다.

여기에 이 집에서 제공하는 뽕잎과 깻잎, 콩잎 등으로 숙성시킨 각종 밑반찬으로 쌈을 싸서 먹으면 금세 바다의 향기가 입 안 가득 스민다. 참게장과 장아찌는 물론 가을철 전어 내장을 1년 정도 숙성시켜 제공하는 밤젓까지 곁들여진다면 그저 입이 행복하다는 말밖에는 달리 표현한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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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을 손질하고 있는 송문석 씨

석교횟집의 바깥주인 송문석 씨는 특히 가을철의 전어 맛을 힘주어 강조하는데, 이 마을에서 나는 전어를 떡전어라고 부르는 유래와 떡전어의 특징 등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한다. 이 지역에서만 잡힌다는 소위 떡전어의 배[腹]는 타원형인 반달 모양이며, 서해안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전어가 살이 흰 반면에 이 지역에서 잡히는 전어는 선홍색 빛이 돌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맛에서도 확연히 구별되는데, 이 지역 전어는 구수하고 뼈와 살이 연하다고 한다. 떡전어 철은 선선한 바람이 부는 8월~10월이 가장 맛이 들 때라는 것도 잊지 않고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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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별미 떡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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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으로 손질된 떡전어

멀리서 보면 담장이 빨간 집! 늘 마을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한 분의 손님에게도 정성을 다하는 석교마을 끝 횟집! 석교횟집 안주인의 맑은 소리가 바닷가 파도와 앙상블을 이루어 편안하게 느껴진다.

[정보제공자]

송문석(남, 1960년생, 석교마을 거주)

이선희(여, 1958년생, 석교마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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