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여마을 당산제는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에 시작된 마을제사이자 대동제이다.

이 제의는 해방 이전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 봉산·송정 마을의 동제와 단계·용정 마을 동제의 맥을 이은 것이다. 그런데 이 제의는 과거의 것과 다르게 변화된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 그래서 여기에서는 해방 이전의 동제와 오늘날의 당산제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제의를 일컫는 말이다. 주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자여마을에서 이루어지는 제의는 ‘당산제’, 이전 자연마을 단위로 이루어지던 제의는 ‘동제’라 구분 짓고 있다. 본시 마을공동체 신앙을 일컫는 말로 당산제와 동제는 동일하게 사용되며, 같은 의미의 용어로 이해되는 것으로 볼 때 이는 조금 의아한 느낌을 준다. 이는 아마도 조금 더 큰 범위의 제의에는 당산제를, 작은 범위에는 동제를 붙인 것으로 이해된다. 이런 이유로 여기에서는 자여마을의 제의는 당산제, 봉산·송정마을의 중단된 제의는 동제라고 칭한다.

명칭과 함께 제의의 참여 범위 또한 동제와 당산제가 다르다. 동제는 봉산마을과 송정마을에 국한되나, 당산제는 봉산·송정마을뿐만 아니라 단계·용정마을이 함께 참여한다. 즉 당산제의 참여 범위가 훨씬 확대된 것이다. 그리고 제의를 지내는 제관을 선정하는 데도 동제에서는 제관을 별도로 선정하고, 제관으로 선정된 제관 부부에 의해서 모든 제의가 준비되고 진행된다. 그러나 당산제는 제관을 별로도 선정하지 않고 각 마을 이장들이 모두 제관으로 참여하며, 제수 장만은 각 자연마을 부녀회에서 윤번제로 담당한다.

제의를 지내는 절차와 시간도 달라졌다. 동제는 정월 열나흘날 밤 11시에서 다음날 새벽 1시 사이에 제관 부부가 굿터와 석제단 그리고 당산나무 순으로 옮겨 다니면서 제의를 지냈다.

그러나 당산제는 정월 대보름 아침 10시에 자여마을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당산나무에서 지낸다. 이는 제의가 산신제(山神祭)와 동신제(洞神祭)를 구분하여 지내던 것이 오늘날에는 당신(堂神)에게만 지내는 것으로 축소되어 3회 제의가 1회 제의로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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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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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나무

제의를 지내기 전과 지내고 난 뒤에 지키는 금기 기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동제에서는 제관으로 선정된 순간부터 다음해 제관이 선정될 때까지, 즉 1년의 금기 기간을 갖는다. 반면 당산제에서는 제관으로 선정된 순간부터 제의가 끝나는 시간까지 약 1주일에서 20일 가량이 금기 기간에 해당된다. 즉 금기 기간이 동제에 비해 당산제는 많이 짧아졌다.

제의 참여자도 동제에서는 사전 준비 과정에는 제관 부부가 함께 참여하고, 본 제의에서는 부인은 배제하고 제관만이 참여한다. 그리고 제의는 일체 그 과정이 주민들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의 당산제는 마을 중앙에 위치한 당산나무, 즉 모든 사람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지며, 시간대도 밤에서 오전으로 이동하여 마을 사람들의 참여가 언제든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제관 1인만 참여하는 동제는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제의가 이루어지나, 당산제에서는 제의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풍물패가 함께 참여하여 축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 또한 변화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제의에 이용되는 경비를 마련하는 방법도 당산제와 동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제에서는 마을의 풍물패가 정월 초하루부터 열흘 동안 각 가정을 돌며 지신밟기를 하여 경비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당산제에서는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보조금과 당산제 당일 아침에 받는 기부금으로 충당된다.

당산제와 동제 모두 제의를 지내는 근본적인 목적은 마을의 안녕과 가내 평안을 기원한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다. 그리고 정월 대보름 제의를 이어서 주민들이 함께 음복을 하고, 뒤에 대동놀이를 연행하는 것 또한 변화되지 않는 점이다. 그러나 제의에서 신성시되던 신상(神像)에 대한 두려움이나 섬김의 의식이 많이 퇴색되었을 뿐만 아니라, 비일상적이라 여겨지던 제의가 오늘날에는 일상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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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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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신밟기

[정보제공자]

황봉광(남, 1919년생, 봉산마을 거주)

김문학(남, 1925년생, 봉산마을 거주, 송산노인회 회장)

황수남(남, 1945년생, 봉산마을 거주, 봉산마을 이장)

한판줄(남, 1941년생, 봉산마을 거주, 송산노인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