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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반, 고기 반 - 사라진 어종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2D010305
지역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모산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양해광

드넓은 동읍 대산면 일대의 들판은 예부터 낙동강이 적셔 주는 천혜의 곡창지대이다. 사방팔방 20~30리 안에는 산이 없는 질펀한 습지를 비옥한 농경지로 가꾸어 왔던 조상들의 땀과 숨결이 배어 있는 곳으로, 낙동강 물이 구석구석을 적셔 주었다. 그랬기에 전국 어느 지방보다도 농경문화가 발달했던 곳이어서 오늘날 선진 복지농촌이 된 게 아닌지 생각해 본다.

낙동강 물은 인체의 혈맥처럼 들판의 농수로를 누벼 흐르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온갖 습지 동식물들의 서식처를 만들어 주었다. 그런 덕분에 1970년대 산업화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1급수에서만 살 수 있는 민물 어패류들이 들판 어디 없이 지천이었다. 자연환경의 무분별한 훼손, 오염 행위와 더불어 농약 사용이 일반화되면서부터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춘 어패류들이 멸종 내지 1급수 보호대상으로 지정된 것은 낙동강을 비롯한 들판의 크고 작은 농수로에 흐르는 물의 오염이 원인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편리성 위주의 콘크리트 농수로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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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 농수로에서 물고기를 잡는 풍경

흙으로 쌓아 올린 농수로의 제방은 잡초가 뒤덮이고 바닥엔 검정말·붕어마름·물옥잠·자라풀 등 수생식물들이 서식하면서 흐르는 물을 정화함은 물론이고, 민물 어패류들에게 플랑크톤을 제공하면서 은신처가 되어 ‘물 반, 고기 반’이라 할 정도로 고기들이 많았다. 민물새우·민물참게·송사리·버들붕어·납자루·동자개·죄다미 등은 물론이고 게아재비·장구애비·물장군·물방개·물땡땡이 등 수서곤충들도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 없이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아 자라나는 아이들도 그림이나 사진으로서만 볼 수 있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렇게도 흔했던 개구리마저도 먹이사슬의 파괴로 사라지고 있다. 단지 일부 농수로에서 관찰되는 어패류는 붕어나 미꾸라지, 외래종 우렁이 등 오염 정도에 다소 강한 것들뿐이다.

오염되기는 쉬워도 정화·복원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어서 앞으로 획기적인 자연정화복원사업계획이 마련되어 모두가 실천에 옮기는 범국민적인 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다시금 강가에서 농사일을 하다 목이 마르면 강으로 내려와 짐승들처럼 바로 강물에 입을 담가 물을 마셨던 1960년대의 낙동강 물로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오늘날이 아닐까 한다.

[정보제공자]

문학봉(남, 1931년생, 북모산마을 거주, 북모산마을 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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