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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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開運之福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전우선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운명의 개척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개운지복(開運之福)」은 돌생원이 평소에 미모를 흠모하던 최 부자의 딸 혜용이 운명하였다는 말을 듣고 문상하러 찾아갔다가 가스 중독으로 기절한 것을 알아채고 혜용을 되살리는 공을 세워 그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기지담이자 행운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85년 함안군에서 채록하여 간행한 『아라(阿羅)의 얼』에 실려 있다. 이후 2005년 함안 문화원에서 출판한 『함안의 구전 설화』의 68쪽에도 「개운지복」을 재정리하여 수록하고 있다.
[내용]
함안 고을에 돌생원이라는 별명을 가진 하영춘이 살았다. 그는 원래 지독한 외고집쟁이에 성질마저 괴팍하고 태평스러워 길가의 굴러다니는 돌이라는 성이 붙었다. 그는 백두서생(白頭書生)이었지만 원래 뼈대 있는 가문의 자손이라 생원이라는 명예감투(名譽敢鬪)를 얻어 돌생원이라 불려졌다.
어느 이른 겨울에 돌생원이 염산골 어귀를 돌아 마을 한가운데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울부짖는 통곡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함안에서 만석꾼으로 이름난 최 부자의 딸 혜용이 운명하였다는 것이다. 평소 혜용의 미모를 흠모하던 그로서는 너무나 안타깝고 통곡할 일이었다. 그리하여 괴팍한 돌생원은 무작정 혜용의 별당으로 문상(問喪)을 갔으나 최 부잣집 청지기에게 온갖 모욕을 당한다. 돌생원은 화가 나서 청지기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리며, 도리어 종놈이 양반을 친다고 적반하장(賊反荷杖)이었다.
결국 돌생원에게 문상의 기회가 주어지고 별당 안에서 분향을 하게 되었다. 분향을 하던 돌생원은 우연히 방 한쪽에 놓인 화로를 발견하고는 최 부자 뵙기를 간청하여, 대뜸 반나절 안에 혜용을 살려 놓겠다고 호언장담(豪言壯談)을 하였다. 돌생원은 별당에 들어가 공기가 잘 통하도록 앞문을 제외한 협문, 창문 할 것 없이 다 열고, 혜용의 사지(四肢)를 주물렀다. 그러고는 장구를 치면서 흥겨운 노랫가락을 읊는 것이 아닌가! 그러기를 몇 시각,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이 해괴한 광경에 기다리다 지친 최 부자가 돌생원의 목을 거두려는 순간, 꽃같이 아름다운 혜용이 걸어 나오지 않는가!
사실 사건의 전말은 화로에 타다 남은 숯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혜용은 독성이 있는 덜 탄 나무 냄새와 숯불 가스 때문에 잠시 중독되어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어쨌든 돌팔이 돌생원의 기지로 혜용은 되살아났고, 그는 최 부자의 은인이 되었다. 며칠 후 최 부자의 넓은 마당에는 풍악이 울려 퍼지고 인산인해 속에 돌생원과 혜용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로 말미암아 비로소 돌생원의 운이 트이기 시작한 것이다.
[모티프 분석]
「개운지복」의 주요 모티프는 '돌생원의 기지', '돌생원의 행운' 등이다. 돌생원은 내재된 능력을 가진 자이다. 혜용 아가씨의 죽음 앞에서 그의 능력이 비로소 발현되고, 숯불 가스에 중독된 상황을 예리하게 파악하게 된다. 그 결과 혜용 아가씨의 목숨을 살리고, 돌생원은 새로운 삶을 획득하게 된다. '개운지복'은 돌생원의 운이 열리면서 복이 그에게로 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