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83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김길섭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새신랑 골탕 먹이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조카 장짐 진 이야기」는 삼촌과 조카 사이에서 벌어지는 새신랑 골탕 먹이기를 통하여 다른 사람을 괴롭힌 사람은 더 큰 괴로움을 당한다는 인과응보의 교훈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함안 문화원에서 간행한 『함안의 구전 설화』의 253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김영일이 발굴하여 정리한 것이다.
[내용]
옛날 어느 마을에 결혼 적령기를 맞이한 삼촌과 조카가 있었다. 조카가 삼촌보다 먼저 장가를 들게 되니 삼촌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어느 날 조카가 장가가면 노래를 해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냐고 물었다. 이때 삼촌은 조카를 골탕 먹일 생각으로 날계란 세 개와 냉수 한 종지에 검은 생콩 한 홉을 곱게 갈아 마시면 일시적인 효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삼촌의 말을 믿은 조카는 장가가는 날 이 방법을 실행에 옮겼는데 초저녁부터 뱃속에 난리가 나서 뒷간을 몇 번이나 왕래하게 되었다. 새신랑의 노래를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설사는 계속 이어지는데, 새신랑은 노래는커녕 한쪽 발꿈치로 항문을 막은 채 얼굴이 벌개진 채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노래를 듣지 못한 구경꾼들이 참다 못해 돌아가는 와중에 한 젊은이가 일어나는 척 하면서 새신랑을 밀어 버렸다. 이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고약한 냄새가 확 퍼졌고, 새신랑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되었다.
일 년 후 삼촌이 장가를 들게 되었다. 조카는 삼촌에게 일부러 "삼촌이 고자(鼓子)라는 소문이 났다."고 말하고는, 삼촌의 처가 될 집에 장짐을 지고 가서 미리 수를 써놓았다. 그것은 장가올 신랑이 노래를 아주 잘하는데 노래하라는 말을 싫어하니 노래를 듣고 싶으면 "내어 놔 보세요, 내어 놔 보시게, 보따리 끌러 보세요." 하라는 것이었다. 삼촌이 장가가서 첫날밤을 맞이하자 노래를 듣고 싶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내어 놔 보세요, 내어 놔 보시게." 하고 외쳤다. 이 말을 자신이 고자인지 아닌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삼촌은 화가 나서 그만 자신의 허리춤을 풀고 물건을 사람들 앞에 내보이고 말았다.
[모티프 분석]
「조카 장짐 진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사기’, ‘인과응보’ 등이다. 거짓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이야기로 민담에 자주 보이는 모티프이다. 「조카 장짐 진 이야기」에서는 자기보다 먼저 장가를 드는 조카에게 심술이 난 삼촌이 조카로 하여금 첫날밤에 사람들 앞에서 똥을 싸는 망신을 당하게 한다. 그리고 자신은 조카의 앙갚음으로 장가간 첫날밤에 사람들에게 자신의 성기(性器)를 내보이는 망신을 당하게 된다. 「조카 장짐 진 이야기」와 같은 사기담은 원래 사회에서 금지된 행위를 다루는 이야기로서 남을 속이면 결국 벌을 받게 된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기담이 본래 지니고 있던 교훈성은 약화되고 대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해학성이 강조되고 있다.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전승되는 「조카 장짐 진 이야기」에도 힘겨운 삶에서 웃음으로 잠시 벗어나고자 했던 지역민들의 소망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