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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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綱常- 犯-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김길섭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유부녀 겁탈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강상을 범한 놈」은 남편이 시묘살이를 하는 동안 유부녀를 겁탈한 범인을 암행어사가 잡아서 처벌했다는 징치담이다. 「강상을 범한 놈」은 예부터 전해 오던 「도미 설화」나 「우렁이 설화」에 나타나는 유부녀 겁탈 설화의 변이 형태로 볼 수 있다. 원래는 신적인 인물들의 결합에서 일반적인 인물들의 결합으로 변이되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함안 문화원에서 간행한 『함안의 구전 설화』의 263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김영일이 발굴하여 정리한 것이다.
[내용]
어느 마을에 효성이 지극한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늙으신 어머니가 병을 앓다가 돌아가셨다. 장례를 치른 후 남편은 산소 주변에서 시묘살이를 하였다. 시묘살이를 한 지 일 년이 지난 가을 그믐 무렵, 인기척에 잠을 깬 부인이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니 상복을 입은 사람이 마당을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그 사람의 모습은 시묘살이를 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과 똑같았다.
그런데 그 사람은 어두운 밤이면 마당에 나타나 서성거렸는데, 아내는 남편이 자신이 그리워 밤마다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방으로 찾아든 남편은 성급하게 일을 치르고는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나 버렸다. 아내는 그것이 상주로서 지켜야 하는 도덕과 양심을 어긴 남편의 갈등 때문이라 여겼다. 그믐날마다 어둠 속에서 남편과 정을 통한 아내는 임신을 하게 되었다.
시묘살이를 끝낸 후 남편은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아내는 그믐날 밤에 남편이 찾아왔던 일을 이야기하는데 시묘살이를 하는 동안 산소 주변을 한 번도 떠나지 않은 남편은 아내의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서 조용히 고을 원님을 찾아가 조사를 부탁했는데 양반의 체면 때문에 은밀하게 진행하느라 사건 해결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암행 나온 어사가 이 사건을 접수하고는 포졸들에게 효자가 사는 마을에 가서 남자용 상복을 압수하고 상복 소유자도 함께 체포해 오라고 하였다. 그들을 조사하니 근래에 상을 당한 일이 없는 사람이 새 상복을 가진 것을 확인하여 자백을 받아 내었다. 범인은 상복을 입고 남편인 것처럼 가장하여 그 아내와 정을 통하였는데, 그것은 서로 좋아한 일이라고 우겼다. 이에 어사는 "에라, 이 쳐 죽일 놈. 네놈은 강상을 범한 놈이니라."고 외쳤다.
[모티프 분석]
「강상을 범한 놈」의 주요 모티프는 '유부녀 겁탈', '암행어사 해결' 등이다. 유부녀 겁탈 모티프는 「단군 신화」에서의 환웅과 웅녀의 결합이나 「주몽 신화」에서의 해모수와 유화의 결합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신적인 인물들의 결합을 통해 천지 창조를 이루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이 신에서 일반적인 인물로 변하게 되고, 그 내용도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전승되는 「강상을 범한 놈」에서는 상중(喪中)의 유부녀를 남편인 것처럼 가장하고 겁탈하여 미궁에 빠진 사건에 암행어사 모티프도 함께 차용한 특징이 있다. 이는 백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인물로 어사를 등장시킴으로써 지방관보다는 어사의 출현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를 바라는 함안군 지역민들의 소망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