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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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해와 달이 된 오누이」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김길섭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해와 달이 된 남매'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콩조씨 팥조씨」는 호랑이에게 쫓겨 하늘로 올라간 콩조씨는 해가 되고 팥조씨는 달이 되었다는 해와 달의 유래담이고, 수수깡이 붉은 것은 호랑이의 피가 묻었기 때문이라는 붉은 수숫대의 기원담이다. 이를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고도 한다. 「콩조씨 팥조씨」는 일월 신화가 설화의 형태로 변이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해님 달님」,「하늘로 올라간 오누이」 등의 동화로 개작되어 읽히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함안 문화원에서 간행한 『함안의 구전 설화』의 281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김영일이 발굴하여 정리한 것이다.
[내용]
옛날 옛적 친정 엄마가 딸의 집에 가서 베를 매어 주고 딸이 해 준 떡을 이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호랑이를 만났다. 호랑이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해서 엄마는 떡을 주었다. 고개를 넘을 때마다 호랑이가 나타나 떡을 달라고 하여 마침내 떡이 다 없어지고 말았다. 호랑이가 옷을 벗어 달라고 하더니 엄마를 잡아먹어 버렸다. 그런 후에 호랑이는 엄마의 옷을 입고 집으로 가서 "콩조씨야, 팥조씨야. 내가 왔다. 문 열어라." 하니까 아이들은 엄마 목소리가 아니라고 했다. 호랑이가 베를 매어서 목이 쉬었다고 말하자 아이들이 손을 보자고 하였다. 손을 내미니 털이 많아서 엄마 손이 아니라고 하니까, 호랑이는 여러 날 베를 매어 손에 풀이 묻고 손이 터서 그렇다고 했다. 하도 귀찮게 해서 문을 열어 주었더니 호랑이였다. 그것을 보고 놀란 콩조씨, 팥조씨는 집 앞에 있는 나무 위로 도망쳤다.
호랑이는 아이들을 찾아다니는데 우물 옆 나무 위에 콩조씨, 팥조씨가 있었다. 호랑이가 어떻게 올라갔느냐고 묻자, 오빠가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웃에서 참기름을 얻어 손에 바르고 나무를 오르려니 미끄러워서 오를 수가 없었다. 이것을 보고 콩조씨, 팥조씨가 도끼로 나무를 팍팍 찍으면서 올라왔다고 하였다. 그러자 호랑이는 도끼를 찾아 나무를 찍으며 올라왔다. 다급해진 콩조씨, 팥조씨는 "하느님, 우리를 죽이시려면 썩은 동아줄을 내려 주시고, 살리시려거든 쇠줄을 내려 주세요." 하고 빌었더니 쇠줄이 내려와 하늘로 올라가게 되었다. 호랑이도 하늘에 똑같이 빌었는데 썩은 동아줄이 내려와 줄이 터져 수수밭에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수수깡이 붉은 것은 호랑이의 피가 묻었기 때문이라고 하며, 하늘로 올라간 콩조씨는 해가 되고 팥조씨는 달이 되었다고 전한다.
[모티프 분석]
「콩조씨 팥조씨」의 주요 모티프는 '해와 달이 된 남매', '붉은 수숫대의 유래' 등이다. 엄마를 잡아먹은 호랑이를 피해 하늘로 올라간 남매가 해와 달이 되었다는 설화로 일월 신화(日月神話)의 변이 형태로 전국적 범위의 전승을 보인다. 「콩조씨 팥조씨」 이야기는 '호랑이와 남매의 속고 속이기', '비슷한 내용의 반복' 등의 장치를 통해 이야기의 구조를 재미있게 구성하고 있으며, 남에게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적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함안 지역에서 전승되는 「콩조씨 팥조씨」에는 호랑이로 대변되는 삶의 시련과 고통에 어쩔 수 없이 희생되는 부모들이 자식들만큼은 그 시련과 고통에서 벗어난 삶을 살기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여기서는 천상으로 승천하고 싶어 하는 현실 도피 의식을 엿볼 수 있다. 계속되는 현실적 고난을 벗어나 이상의 세계에 머물고 싶어 하는 일반적인 설화 전승자들의 소박한 소망을 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월 신화의 대표적 설화인 「연오랑 세오녀」의 주요 소재 중 하나가 '베짜기'인데, 「콩조씨 팥조씨」에서도 함안 지역에 성행했던 베짜기를 이야기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