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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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殺人犯- 搜査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김길섭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살인범을 찾는 지혜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살인범의 수사」는 재판을 맡은 관장(官長)이 어려운 과제를 쉽게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지혜로운 원님이 아랫밭 주인과 윗밭 주인을 치죄하여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을 잡아냈다는 지략담(智略譚)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함안 문화원에서 간행한 『함안의 구전 설화』의 288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김영일이 발굴하여 정리한 것이다.
[내용]
옛날 어느 고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사또는 나졸들을 보내어 현장을 검증하도록 했다. 보고에 따르면 30대의 건장한 남자가 싸운 흔적도 없이 단지 목이 부러져 죽어 있었다고 했다. 사또는 "당장에 범인을 잡아 오렸다." 하고 불호령을 내렸다. 나졸들이 영문을 몰라하자 사또는 시체가 있는 윗밭의 주인이 범인이라며 잡아 오라고 했다.
잡혀 온 윗밭 주인은 옥(獄)에 갖혔다가 닷새가 지난 후에 풀려났다. 그런데 사또가 이번에는 아랫밭 주인을 잡아 오라고 하여 또 옥에 가두었다. 아랫밭 주인도 옥에 갇혔다가 닷새 후에 풀려났다. 며칠 뒤 사또는 위아래 밭 주인을 동시에 다시 잡아 오라고 하여 심문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윗밭 주인을 가까이 오게 하여 "너가 옥에서 나갔을 때 누가 먼저 찾아왔더냐?" 하고 속삭이듯 물었다. 그러자 윗밭 주인도 덩달아 작은 목소리로 "아무 데 사는 거시기가 찾아왔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사또는 "궁금해 하던 것은 없던가?" 하고 물으니 "이번 살인에 관해서 물었습니다요. 매는 얼마나 맞았느냐? 고문은 어떻게 하더냐? 하는 것들 말입니다." 사또는 다음 차례로 아랫밭 주인을 불러 똑같은 질문을 했다. 아랫밭 주인에게서도 똑같은 대답을 들은 사또는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니 "여봐라. 속히 가서 아무 데 사는 거시기를 잡아 오너라." 하고 명령했다.
얼마 뒤에 거시기는 오랏줄에 묶여 잡혀 왔다. 처음에는 자신은 살인범이 아니라는 듯 당당했으나 사또의 옆에 서 있는 밭 주인들을 보고는 갑자기 기가 죽었다. 더구나 "저놈을 형틀에 묶어라. 이놈, 네가 네 죄를 알렸다" 하는 사또의 호령이 떨어지자 거시기는 그만 사색이 되어 범행 일체를 실토하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살인범의 수사」의 주요 모티프는 '관리의 지혜'이며, '장승 또는 망두석 재판'을 기본으로 관장의 지략을 다루고 있다. 원래 「장승 재판」과 「망두석 재판」은 장승이나 망두석을 치죄하는 원님의 행동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고, 그 웃음을 빌미로 사건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함안군에서 전승되는 「살인범의 수사」에는 장승이나 망두석 대신 살해당한 사람의 시신이 소재로 등장한다. 미궁에 빠질 뻔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사또는 시체가 걸쳐져 있다는 이유로 밭주인들을 옥에 가두는 묘수를 통해 진범을 잡게 된다. 사람이 아닌 장승이나 망두석에게 죄를 묻는 행위가 사람에게 죄를 묻는 방식으로 변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살인범의 수사」에는 삶의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어려움들을 풀어 주기를 바라는 함안 지역민의 소망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