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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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김길섭 |
[정의]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남녀 결합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참나무 방망이」는 주막의 주모와 딸의 꼬임에 빠져 소금을 빼앗긴 소금 장수가 참나무 남근을 활용하여 빼앗긴 소금은 물론 이자까지 붙여 돌려받아서 복수하였다는 육담(肉談)이자 지략담(智略談)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함안 문화원에서 간행한 『함안의 구전 설화』의 290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김영일이 발굴하여 정리한 것이다.
[내용]
소금이 귀하던 시절에 한 소금 장수가 있었다. 하루는 소금을 반쯤 팔다가 날이 저물어 주막에 들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 잠을 청하는데 주모가 따로 술상을 차려 와서 외로운 처지끼리 만리장성이나 쌓아보자며 호롱불을 끄고 매달려 왔다. 이리하여 소금 장수가 객고를 풀었으나 잠자리 값으로 남은 소금을 빼앗기고 말았다. 소금 장수는 어이가 없었지만 빈 지게를 지고 다시 소금을 구하러 떠나야 했다. 얼마 후에 소금 장수가 다시 그 주막에 들었다. 밤이 깊어 소금 장수가 잠을 청하려는데 주모 딸이 와서 문을 열어달라고 하였다. 소금 장수는 유혹을 견디다 못해 어차피 벌어진 일 본전이나 뽑아야겠다고 밤새도록 열심히 방아를 찧었다. 다음날 예상대로 소금은 간 곳이 없었다.
소금 장수는 보름 뒤에 참나무로 만든 남근을 준비해서 다시 그 주막을 찾아들었다. 그날 저녁 소금 장수는 자청해서 처녀와 자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참 후에 주모는 "엄니, 아이구 아파. 나 좀 살려 줘." 하고 울려퍼지는 딸의 비명을 들어야 했는데, 소금 장수가 자기 물건 대신 참나무 방망이로 처녀의 예민하고 보드라운 곳을 휘저은 것이었다. 주모는 그것도 모른 채 "이년아. 조금만 참아. 오늘 밤만 지나면 소금이 세 가마니다." 한다. 그러나 딸이 도저히 못 견뎌하자 주모가 대신 방에 들어 왔다. 조금 지나자 주모가 숨넘어가는 소리로 "아이구, 얘야. 어서 소금 도로 내주어라. 이자까지 붙여서 주어라." 하고 소리쳤다. 소금 장수는 참나무 방망이 덕분에 빼앗긴 소금은 물론 이자까지 붙여서 받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참나무 방망이」의 주요 모티프는 '남녀 결합'이다. 「단군 신화」에서의 환웅과 웅녀의 결합이나 「주몽 신화」에서의 해모수와 유화의 결합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신적인 인물들의 결합을 통해 천지 창조를 이루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이 신에서 일반적인 인물로 변하게 되고, 그 내용도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전승되는 「참나무 방망이」는 우리의 생활 필수품인 소금을 통해 남녀 간의 결합을 해학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참나무 방망이」에서는 단순히 남녀의 결합에서 그치지 않고 엄마와 딸이 한 남자를 상대하여 소금을 빼앗고, 이에 분개한 소금 장수가 모녀를 상대로 통쾌하게 복수를 한다. 이것은 신화에서 비롯된 남녀 결합 모티프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육담으로 변한 것인데, 이런 육담은 음담패설처럼 웃음을 유발하게 된다. 「참나무 방망이」를 통해 잠시나마 힘겨운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 함안 지역 사람들의 해학성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