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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402279
한자 處女谷
영어의미역 Maiden's Valley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진주시
집필자 정규식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지명 유래담|명혼담|처녀 귀신담
주요 등장인물 이씨 처녀|조씨 총각
관련지명 처자골
모티프 유형 귀신과 결혼한 총각

[정의]

경상남도 진주에 전승되고 있는 ‘처자골’에 대한 지명 유래 설화.

[개설]

지명 설화는 지명과 관련된 인물, 풍수, 자연 사물과 지명을 관련시켜 유래를 전하는 설화이다.

인물의 경우에는 인물의 기이한 행적이나 특별한 사건과 관련되는 경우가 보편적이고, 풍수의 경우에는 지리 형상을 밝히거나 지리 형상과 관련된 사건의 결과로 지명을 설명하고 있다. 풍수와 관련 없이 자연 사물이 관련되는 경우에는 지형의 형상이 가지는 외관상의 유사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명 설화는 이처럼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속에 다층적인 삽화를 끌어들여 일종의 서사 구조를 이루는 것도 다수 존재한다.

[내용]

조선 중엽 진주의 원님 딸이 세도가 있는 함안조씨 가문의 총각에게 시집가기로 혼인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처녀가 갑자기 병이 들어 덜컥 죽고 말았다. 처녀의 집에서는 함안 총각 집에 아무런 기별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함안의 조도령은 아무것도 모르고 과거 공부만 하고 있었다.

그 무렵에는 결혼을 앞둔 처녀가 죽으면 혼백을 따로 모시는 풍습이 있었다. 죽은 처녀의 아버지가 어느 날 위패를 벽장 안에 넣어 놓으니까 그 날따라 위패가 안에서 소리를 내며 뛰기 시작하였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처녀의 아버지가 들여다보면 위패가 엎어져 있고, 다시 돌아서면 소리를 내며 뛰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다시 또 들여다보면 엎어져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엎어져 있는 위패를 두드리며 몇 차례나 일으켜 놓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그때 관복을 입은 젊은 벼슬아치가 집으로 들어왔다. 처녀의 아버지가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보니 함안의 조도령이었다. 처녀의 아버지는 영문을 모르고 찾아온 조도령에게 딸이 죽었다고 말했다. 조도령은 과거에 급제하여 내려오는 길에 정혼녀의 집에 들른 길이었는데 어째서 부고를 알리지 않았느냐고 따졌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조도령이 위패을 확인하려 하는 순간 위패가 조도령의 도포 자락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줄 모르는 처녀의 아버지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위패를 찾는데 조도령이 위패는 자기 소매에 있으니 혼인날을 받아달라고 처녀의 아버지에게 졸랐다. 처녀의 아버지는 그럴 수 없다고 했지만 조도령은 고집대로 혼인날을 받고 처녀의 혼백하고 결혼을 했다.

그 뒤 재취 장가를 들라고 혼인말이 오가는 어느 날, 문득 지붕 위에 바가지만 한 불덩어리가 보였다. 이 일이 있은 뒤 다른 처녀와 혼인을 했는데, 얼마 후 재취 부인이 태기가 있었다. 태기가 있은 후 또 다시 바가지만 한 불덩어리 일곱 개가 떠오르는 것이 보였고 그 뒤 재취 부인은 아들 일곱을 낳았다.

지금도 상대동에 있는 함안조씨 재실 뒤편 산자락에 이씨 처녀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진주성 동쪽 기슭을 흘러가던 남강물이 갑자기 오른쪽으로 휘돌아 나가는 곳에 깎아지른 절벽이 있는데, 이 곳을 뒤벼리라 이르며, 뒤벼리가 끝나는 동쪽 편에 골짜기가 나온다. 이 골짜기를 흔히 ‘처이골’ 또는 ‘처자골’로 부르는데 여기에 함안조씨 문중의 제각이 있다. 이곳을 처자골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씨 처녀의 무덤이 있기 때문이다.

[의의와 평가]

귀신과 산 사람이 결혼하는 명혼 설화의 일종이며, 이러한 사건이 유래가 되어 지명을 설명하고 있으니 지명 설화라 할 수 있다. 결혼하지 못하고 죽은 처녀의 혼을 의미하는 것들은 위패와 지붕 위의 불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혼하지 못하고 죽은 처녀라 하여 원한을 품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처녀 귀신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처녀 귀신 설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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