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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른 정 낳은 정」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400466
영어의미역 Child I Begot, Child I Reared
이칭/별칭 씨앗 싸움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남도 진주시 금곡면 검암리 운문마을
집필자 박기용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지략담
구분 구비전승|설화|민담
주요 등장인물 부자 영감|지혜로운 아들|어머니
모티프 유형 지혜로 가문을 지키게 된 아들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금곡면 검암리 운문마을에서 전승되는 지혜로운 아들의 지략담에 관한 설화.

[개설]

기른 정 낳은 정 설화는 ‘알고 모르기’ 유형에 속한다. 하위유형으로 ‘모를 만한데 알기’ 유형이고, 그 다음 하위유형으로 ‘어른보다 아이가 지혜롭기’에 속하는 설화다.

[채록/수집상황]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學大系)』8-3에 공식적으로 채록되어 있다. 1980년 8월 10일에 조사자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경상남도 진양군 금곡면 검암리 운문마을에서 채록하였다. 제보자 김숙분은 66세의 여성이다. 「씨앗싸움」이란 제목으로 처음 수록하였다. 그 후 진양문화원에서 편찬한 『진양민속지』에 하종갑이 정리하여 「기른 정 낳은 정」이란 제목으로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어느 부잣집에 남부러울 것이 없는데 딱 한 가지, 아들이 없는 것이 걱정인 부자 영감이 있었다. 그는 늘 아들을 한번 안아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자신에게 탈이 있어 아들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것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던 그는 비장한 각오로 많은 아들을 둔 친구를 찾아가 하소연을 하였다. 부자 영감의 말을 들은 친구는 처음에는 펄쩍 뛰다가 친구의 딱한 처지를 생각하여 마지못해 영감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승낙을 하였다.

집으로 돌아온 부자 영감은 아내에게 말했다. “내일 모레 합방을 하면 틀림없이 아들이 생긴다쿠네. 그런데 합방할 때 불을 키거나 말을 하거나 눈을 떠모 안 된다 쿤께네 이 점을 머리에 두소.” 드디어 그 날이 되자 부탁을 받은 친구가 영감의 말대로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 합방을 하고 조용히 나와서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는 어두운 데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합방을 했으니 누군지 몰랐다. 이후 태기가 있고 열 달이 지나 귀한 아들을 낳았다. 부부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세월이 지나 아이가 헌헌장부로 자라도록 훌륭하게 키워놓으니 부러울 데 없는 인물이었다. 아들의 나이가 열댓 살이 되었을 때 부자 영감은 그만 세상을 떠났다. 장례를 치르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었다.

한편, 합방을 했던 부자 영감의 친구는 살림이 더욱 쪼그라들고 식구는 많고 사는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영감의 아들을 다시 찾는다는 구실로 부자 영감의 재산을 취할 생각으로 그 영감의 부인을 찾아가서 아들을 내놓으라고 다그쳤다. 친구는 합방하던 날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기억하여 말해주었다. 그리고 정 아들을 내놓지 않으면 송사를 벌이겠다고 했다. 부자 영감의 부인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아들은 어머니께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쉽게 입을 열지 않던 어머니는 한참만에야 어렵게 입을 열었다. 사정을 알게 된 아들은 내가 다 해결할 테니 어머니에게 걱정을 하지마시라고 안심을 시켰다.

두 집 사람들이 관가 동헌에서 재판을 받았다. 영감의 친구가 먼저 사정과 경위를 설명하면서 부잣집 아들이 자기 아들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자 원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이 맞다고 하였다. 그러자 부잣집 아들이 말했다. “사또 나으리, 한 말씸 올리것십니더. 큰 밭하고 작은 밭이 나라이 있십니더. 돌로 박아서 밭두렁을 삼아 농사를 짓십니더. 작은 밭에서 무 씨를 철철 흩어가면 씨가 우짜다가 이 쭉 큰 밭에 하나 널찌몬 이 쭉 우리 밭에서 합니꺼? 저쭈 작은 밭 주인이 임잡니꺼? 이 쭉 밭 임자가 키아 노은 무를 작은 밭에서 가꼬 가야 됩니꺼?”

이 말을 들은 고을 원님은 정신이 번쩍 들어 부잣집 아들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영특한 그를 사위로 삼고 글공부를 하여 입신양명을 하게 되었다. 송사에 이기고 어머니를 모시고 효도를 하면서 잘 살았다.

[모티브 분석]

낳아준 부모와 키워준 부모 사이에서 아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진짜 부모를 판결하게 되었다는 지략담이다.

[의의와 평가]

현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옛날에도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 특이하다. 기른 정 낳은 정 설화는 낳고 키워준 부모 사이에서 효도의 개념을 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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